미국 지수 장기 투자자가 금리 인상기 하락장 데자뷰를 대비하는 자세

2021년과 2026년의 금리인상초기 국면은 묘하게 닮아 있다. 지수가 오히려 더 오르던 그 흐름이 2022년처럼 꺾일 수 있다는 하락장데자뷰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지수 투자자라도 현금비중확대 같은 최소한의 대응을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금리인상초기에도 오르던 지수
2021년 하반기는 긴축의 그림자가 처음 드리운 시기였다. 연준은 2021년 11월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선언하며 긴축 전환을 공식화했지만, 정작 첫 기준금리 인상은 2022년 3월 16일에야 0.25퍼센트포인트로 시작되었다. 그 사이 S&P500은 오히려 계속 올라 2022년 1월 3일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금리인상초기의 신호만으로는 지수가 꺾이지 않는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그런데 2026년에도 비슷한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연준은 2023년 7월 이후 멈춰 있던 기준금리를 2026년 9월 17일 0.25퍼센트포인트 올리며 다시 인상 국면으로 전환했다. 그런데도 S&P500은 2026년 8월 사상 최고치인 7,816.70포인트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신고가 흐름을 이어갔다. 금리인상초기에는 지수가 오히려 더 오른다는 2021년의 패턴이 그대로 되풀이되는 모양새다.
자료: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 결정 및 S&P500 신고가 관련 보도 종합
실제로 그 신고가를 이끈 것은 반도체와 기술주였다. 메모리 업체들이 큰 폭으로 올랐고, 대형 기술주도 함께 강세를 보였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내놓은 강한 실적 전망은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까지 덜어내는 역할을 했는데, 이런 흐름 역시 긴축 신호와 무관하게 지수를 밀어 올리는 또 하나의 동력이었다.
이 두 시기를 나란히 놓고 보면, 긴축이 시작된다는 소식 자체보다 그 긴축이 실제로 기업의 실적과 소비, 고용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걸리는 시차가 지수의 방향을 가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필자는 2021년 당시 테이퍼링 선언과 인플레이션 경고가 쏟아지는데도 지수가 계속 오르는 모습을 보며, 긴축이라는 단어가 체감상 전혀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낙관 속에서 TQQQ 쪽으로 비중을 늘리는 결정을 내렸을 정도였다. 지금 2026년의 금리인상초기 국면을 지켜보면서, 그때의 낙관이 어떻게 2022년의 급락으로 이어졌는지를 자꾸 떠올리게 된다.
2026년과 겹치는 하락장데자뷰
2022년의 하락장은 한 번의 인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이다. 2022년 3월 첫 인상 이후 연준은 같은 해 여러 차례에 걸쳐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렸고, S&P500은 연간 기준으로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즉 지수가 꺾인 시점은 긴축이 시작된 순간이 아니라, 긴축이 누적되어 쌓인 뒤였다.
2026년 9월 인상 당시 공개된 점도표를 보면, 위원 열두 명은 그해 한 차례 추가 인상을, 네 명은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했고 두 명만 추가 인상이 없을 것으로 봤다.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2026년 10월에도 추가로 0.25퍼센트포인트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긴축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이미 시장 전망에 담겨 있는 셈이다.
자료: 연방준비제도(Fed) 점도표 및 골드만삭스 금리 전망 관련 보도 종합
| 비교 항목 | 2021년 ~ 2022년 국면 | 2026년 ~ 2027년 국면 |
|---|---|---|
| 첫 금리 인상 시점 | 2022년 3월 (0.25%p) | 2026년 9월 (0.25%p) |
| 초기 증시 반응 | 인상 직전까지 사상 최고치 경신 | 인상 전후 S&P500 신고가 행진 |
| 시장 리스크 요인 | 급격한 양적완화의 후유증 (인플레) | 누적되는 추가 인상 우려 (점도표) |
하락장데자뷰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긴축이 시작된 뒤에도 한동안 지수가 오르다가 어느 순간 방향이 바뀌는 패턴 자체가 2021~2022년과 2026년 사이에서 거의 그대로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정학적 변수나 인플레이션 추이, 기업 실적 같은 조건은 그때와 지금이 똑같지 않으므로, 패턴이 비슷하다고 해서 결과까지 똑같이 반복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 하락장데자뷰라는 표현 자체는, 많은 투자자들이 2022년의 급락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과거의 패턴을 참고하는 것과, 그 패턴이 반드시 되풀이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분명히 다른 이야기이며,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투자자에게는 더 중요한 태도일 수立있다.
긴축이 몇 차례 더 누적된다면 2022년과 같은 하락이 2027년에 나타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이것은 필자의 추측일 뿐이며, 실제로 그런 하락이 오는지, 온다면 언제 올지는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 금리인상초기에 지수가 오르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과, 그 뒤에 무엇이 올지는 별개의 문제다.
대응을 가르는 현금비중확대 시점
지수 투자의 기본은 장기간 시장에 머무르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어떤 국면에서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뜻은 아니다. 긴축이 누적되어 하락장데자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국면이라면, 전체 비중을 흔들지 않는 수준에서 현금비중확대를 검토해 볼 수 있다.
현금비중확대에 정해진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며, 각자의 위험 감내 수준과 보유 자산 규모, 투자 기간에 따라 적정 비중은 사람마다 다르게 달라질 수 있다.
현금비중확대는 시장을 완전히 떠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평소 현금 비중을 5퍼센트 정도로 유지하던 투자자가 긴축이 본격적으로 누적되는 신호가 보일 때 이를 15퍼센t, 20퍼센트 수준으로 올려두면, 실제로 하락장이 찾아왔을 때 추가 매수를 할 여력을 갖게 되고, 설령 끝내 하락장이 오지 않더라도 그 기간의 손실 자체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문다.
필자 역시 현재 장기지수 중심의 비중을 90퍼센트가량 유지하면서 나머지로 TQQQ 같은 단기 전략을 가져가고 있는데, 금리인상초기 이후 긴축이 누적되는 조짐이 뚜렷해지면 이 단기 전략 비중부터 줄여 현금으로 돌려놓는 방식으로 대응하려 한다. 2021년처럼 낙관 속에서 비중을 오히려 더 키우는 실수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돌아보면, 금리인상초기에 지수가 오르는 흐름 자체는 걱정할 일이 아니지만, 그 흐름이 2022년과 같은 하락장데자뷰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지수 투자자라도 현금비중확대라는 최소한의 대응 카드는 미리 준비해 두는 쪽이 낫다.
이 글은 필자 개인의 경험과 의견, 그리고 연방준비제도(Fed)의 발표 자료 등을 참고한 정보성 글이며, 특정 시점의 매수·매도나 현금 비중 조정을 권유하는 투자 자문이 아니다. 미래의 시장 상황은 단정할 수 없으며, 실제 투자 판단은 스스로 신중하게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