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스닥100 지수 투자를 미국 상장 ETF로 직접 하느냐 국내상장 추종 ETF로 하느냐에 따라 세금 체계가 완전히 달라진다. 해외상장 ETF는 양도세로 분리과세되지만, 국내상장 추종 ETF는 매매차익까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며, 매도 시점의 금융소득원천징수 방식도 서로 다르다.
해외상장 나스닥ETF의 양도세 구조
나스닥100 지수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QQQ나 TQQQ 같은 ETF를 증권사를 통해 직접 매수하는 방법과,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TIGER 미국나스닥100이나 KODEX 미국나스닥100처럼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국내상장 ETF를 매수하는 방법이다. 두 방법 모두 결과적으로는 같은 지수를 추종하지만, 세금 체계는 전혀 다르게 적용된다.
해외상장 ETF를 직접 매수해 매매차익을 얻으면 이 차익은 양도소득으로 분류되어 양도세가 부과된다. 연간 해외주식 매매차익을 모두 합산한 금액에서 250만 원을 기본공제한 뒤, 나머지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퍼센트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 양도세는 다른 소득과 합산되지 않는 분류과세 방식이어서, 아무리 큰 차익을 내더라도 세율 자체가 더 올라가지는 않는다.
자료: 국세청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기본공제·세율 및 분리과세 안내 자료
필자는 이 양도세의 과세 시점 때문에 뼈아픈 경험을 한 적이 있다. 2021년에 스윙 매매 위주의 전략에서 거치식 투자로 전략을 바꾸기로 결심하고, 보유하던 종목들을 대부분 정리한 뒤 비중을 TQQQ로 옮겼다. 그 해에는 적지 않은 수익을 실현했지만 문제는 다음 해에 찾아왔다. 2022년 들어 역사적인 하락장이 시작되며 TQQQ에서 큰 손실을 떠안게 되었는데, 2021년도에 실현한 수익에 대한 해외주식 양도세는 그 다음 해인 2022년 5월에 신고하고 납부해야 했다. 결국 주식을 손절하며 손실을 확정하는 와중에, 전년도 수익에 대한 양도세까지 함께 납부해야 하는 상황을 겪었다.
다만 TQQQ처럼 3배 레버리지가 들어간 ETF는 변동성이 커서 수익과 손실도 그만큼 크게 움직이고, 양도세 계산의 기준이 되는 그 해의 손익 자체도 함께 크게 출렁인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처럼 해외상장 ETF의 양도세는 매도한 해가 아니라 다음 해에 현금으로 빠져나간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 두어야 한다.
국내상장ETF와 금융소득종합과세
반면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나스닥100 추종 ETF는 세금 분류 자체가 다르다. 이런 상품은 매매차익이 양도소득이 아니라 배당소득으로 간주되며, 보유기간과세 방식에 따라 실제 매매차익과 과세기준가 변동분 중 더 적은 금액을 기준으로 15.4퍼센트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분배금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로 15.4퍼센트가 적용된다.
자료: 국세청·기획재정부 국내상장 해외지수형 ETF 보유기간과세 및 배당소득 과세 안내 자료
보유기간과세의 계산 방식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매도 시점의 실제 매매차익과, 매수 시점 이후 과세기준가가 늘어난 만큼의 금액 중 더 적은 쪽을 기준으로 15.4퍼센트를 적용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으로 생긴 차익까지 전부 과세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계산은 투자자가 직접 하지 않고 증권사 시스템이 자동으로 처리해 준다.
연금저축이나 IRP, ISA 같은 절세 계좌를 활용하면 국내상장 추종 ETF의 이런 과세 부담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계좌 안에서 발생한 매매차익은 인출 시점까지 과세가 이연되거나, ISA의 경우 일정 한도까지는 비과세·분리과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금융소득종합과세 합산에서도 자유로워진다. 반면 해외상장 ETF는 이런 절세 계좌에 담을 수 없어, 양도세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더 중요한 차이는 금융소득종합과세와의 관계다. 국내상장 추종 ETF에서 발생한 매매차익과 분배금은 모두 배당소득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다른 이자소득이나 배당소득과 합산한 금액이 연간 2천만 원을 넘으면 종합소득에 합산되어 누진세율로 재계산된다. 소득이 높은 투자자일수록 금융소득종합과세 구간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세율도 15.4퍼센트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
해외상장 ETF의 양도세는 이런 합산 대상에서 완전히 빠지지만, 국내상장 추종 ETF의 수익은 금융소득종합과세라는 변수를 항상 안고 가야 한다는 뜻이다. 금융소득이 이미 많은 투자자라면 나스닥100 지수 투자를 국내상장 ETF로만 채우는 선택이 오히려 세금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매도 시점의 금융소득원천징수 방식
세금을 누가, 언제 떼어가는지도 두 방식 사이에 큰 차이를 만든다. 국내상장 추종 ETF는 매도하는 즉시 증권사가 15.4퍼센트를 금융소득원천징수로 떼어가기 때문에, 투자자가 따로 신고하거나 납부할 일이 거의 없다.
반면 해외상장 ETF는 매도 시점에 아무런 금융소득원천징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해에 실현한 모든 해외주식 매매차익은 투자자가 직접 계산해 다음 해 5월에 양도소득세로 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 원천징수가 없다는 것은 당장 손에 들어오는 돈이 더 많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다음 해에 한꺼번에 세금을 내야 하는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료: 국세청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신고 절차 및 증권사 원천징수 관련 안내 자료
필자는 그 경험을 거친 뒤부터, 나스닥100 지수 투자 비중의 일부를 국내상장 추종 ETF로도 나누어 담기 시작했다. 매도할 때마다 금융소득원천징수로 세금이 바로 정리된다는 점이 적어도 현금흐름 관리 측면에서는 더 편하다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소득종합과세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어느 한쪽이 무조건 유리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두 방식을 적절히 섞어서 담아두면, 금융소득원천징수로 그때그때 세금이 정리되는 국내상장 비중과 다음 해로 넘어가는 해외상장 비중의 세금 부담을 어느 정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결국 나스닥100 지수 투자에서 해외상장 ETF의 양도세, 국내상장 추종 ETF의 금융소득종합과세, 그리고 매도 시점의 금융소득원천징수 방식은 서로 다른 세 가지 변수이며, 투자자는 자신의 다른 소득 수준과 현금흐름까지 함께 고려해 두 방식을 적절히 섞어 쓸 필요가 있다.
이 글은 필자 개인의 경험과 판단, 그리고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및 국내상장 ETF 보유기간과세 관련 자료를 참고한 정보성 글이며, 특정 상품이나 투자 방법을 권유하는 세무·투자 자문이 아니다. 세법과 과세 기준은 매년 바뀔 수 있으므로, 실제 신고나 투자 결정 전에는 반드시 최신 세법과 세무 전문가의 확인을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