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버리지 투자는 손실확대라는 구조적 위험을 안고 있으며, 그 위험은 실제로 겪어보면 심리압박으로 이어지고, 때로는 손절이라는 결과로 마무리되기도 한다.
레버리지가 키우는 손실확대 구조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지수가 오를 때 수익도 그만큼 커지지만, 내릴 때는 손실도 같은 배율로 커진다. 게다가 대부분의 레버리지 상품은 하루 단위로 수익률을 다시 맞추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변동성 큰 구간에서는 기초지수보다 더 큰 폭으로 가치가 깎일 수 있다.
이런 구조는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횡보 구간에서 특히 불리하게 작용하는데, 기초지수는 제자리로 돌아와도 레버리지 상품의 가치는 그만큼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적 특성 때문에 레버리지 상품은 방향을 맞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방향을 맞혔더라도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고 등락을 반복했다면, 최종 결과는 기대보다 훨씬 나쁠 수 있다.
이런 손실확대 구조를 미리 이해하지 못한 채 접근하면, 방향을 맞히고도 손실을 보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할 때는 기대수익만큼이나 최악의 하락 시나리오를 먼저 그려보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배웠다.
결국 레버리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벌 수 있는가가 아니라, 최악의 상황에서 얼마나 잃어도 버틸 수 있는가였다.
이 교훈은 비단 레버리지 상품뿐 아니라, 어떤 투자를 하든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손실확대, 심리압박, 손절이라는 세 단어는 결국 레버리지 투자를 대하는 태도가 왜 신중해야 하는지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레버리지 상품은 운용에 들어가는 총보수도 일반 지수형 상품보다 높은 편이어서, 장기간 보유할수록 이 비용 부담도 함께 쌓인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나면, 레버리지 상품은 단기간의 방향성에 확신이 있을 때 짧게 활용하는 편이 구조적으로도 더 합리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이 원칙 하나만 지켜도 레버리지 투자에서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상당 부분 피해갈 수 있다.
결국 레버리지가 키우는 손실확대 구조는 단순히 손실 폭이 커진다는 의미를 넘어, 등락이 반복되는 구간 자체가 손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한매수법과 심리압박의 현실
필자는 코로나19 이후 퇴직연금을 통한 장기투자와 별개로, TQQQ와 같은 레버리지 상품을 활용한 이른바 무한매수법으로 단기투자를 진행했다. 이 방식은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추가로 매수해 평균 단가를 낮추는 전략이다.
무한매수법 자체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매수를 반복하는 방식이어서, 이론적으로는 감정 개입을 줄여주는 전략으로 소개되곤 한다. 그러나 손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면 규칙을 지키는 일 자체가 심리적으로 버거워진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그러나 하락이 예상보다 길고 깊었던 2022년 긴축 국면에서는 손실률이 80퍼센트를 넘어서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정해둔 규칙대로 계속 추가 매수를 이어가야 하는지, 아니면 멈춰야 하는지를 두고 매일같이 판단해야 했던 그 시기의 심리압박은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수준이었다.
특히 손실이 커질수록 같은 금액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상승 폭은 더 가파르게 커지는데, 이 사실을 알고 있어도 실제로 그 상황을 마주하면 침착하게 대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무한매수법은 하락이 어느 정도 선에서 멈춘다는 전제 위에 설계된 전략인데, 2022년의 하락은 그 전제 자체를 크게 벗어나는 깊이와 길이로 이어졌다.
결국 규칙이 아무리 정교해도, 시장이 그 규칙의 전제를 벗어나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배웠다.
이처럼 무한매수법 같은 규칙 기반 전략도, 그 규칙이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의 범위를 벗어나는 순간 심리압박으로 바뀔 수 있다.
손절 이후 얻은 교훈
결국 필자는 손실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손절 처리를 했고, 이후 약 1년간 주식투자를 쉬었다. 정해둔 규칙을 세우는 일과, 그 규칙을 실제로 끝까지 지키는 일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다는 것을 그 과정에서 깨달았다.
그 시기를 지나며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전략의 논리적 완성도보다 그 전략을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레버리지 투자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의 크기를 넘어서는 비중으로 접근하면 장기투자 전체를 흔들 수 있다. 이후로는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더라도 전체 투자금의 일부로 한정하고 있다.
돌아보면 그 손절은 뼈아픈 경험이었지만, 동시에 투자금의 비중을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를 몸으로 배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경험은 이후 어떤 시장 국면에서도 손실의 한도를 미리 정해두는 습관으로 이어졌다.
이제는 새로운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얼마까지 잃을 수 있는지를 먼저 계산해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 이후로 필자는 어떤 전략을 쓰든, 최악의 경우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의 크기를 먼저 정해두고 투자금의 비중을 정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손실은 값비쌌지만, 이후의 모든 투자 결정에서 위험 관리를 우선순위에 두게 만든 계기였다는 점에서 완전히 헛된 경험은 아니었다.
결국 손실확대라는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시작한 투자는 심리압박으로 이어지기 쉽고, 그 끝에서 손절이라는 결과를 마주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 글은 필자 개인의 경험과 판단을 바탕으로 쓴 정보성 글이며, 특정 상품이나 전략을 권유하는 투자 자문이 아니다. 과거의 수익률이나 사례가 미래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으므로, 투자 결정은 각자의 상황에 맞춰 신중하게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