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심리는 뒤늦은진입과 추격매수, 그리고 조급함이 서로 맞물려 만들어내는 결과다. 남들이 이미 수익을 낸 뒤에야 뛰어들고, 오르는 종목을 뒤쫓아 사들이며, 결과를 서두르는 마음은 장기투자의 성과를 갉아먹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뒤늦은진입이 반복되는 이유
뒤늦은진입은 시장이 이미 크게 오른 뒤에야 확신을 갖게 되는 심리에서 비롯된다. 상승이 시작되는 시점에는 불확실성이 커서 선뜻 나서기 어렵고, 오히려 많은 사람이 수익을 이야기할 때쯤에야 안심하고 뛰어들게 된다.
이런 이유로 시장의 상승 초입은 늘 회의적인 시선 속에서 지나가고, 오히려 상승이 상당 부분 진행된 뒤에야 뉴스와 주변의 화제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지나고 나서 보면 늘 그때가 기회였다고 말하기 쉽지만, 그 상황 한가운데에서는 확신을 갖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반복해서 느낀 점이다.
행동재무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군중을 따라가는 심리로 설명하기도 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다수의 판단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어, 시장이 오르는 것을 여러 차례 확인한 뒤에야 안심하고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돌이켜보면 필자가 망설이던 그 시기에도 시장은 이미 여러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다만 그 신호를 확신으로 바꾸는 데는 지식보다 주변의 실제 사례, 즉 눈에 보이는 결과가 훨씬 큰 영향을 미쳤다.
필자는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때 행정고시를 준비했을 만큼 경제 지식은 일반인보다 앞서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연준의 양적완화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국면에서, 필자 역시 주변 사람들이 먼저 수익을 내는 모습을 지켜본 뒤에야 투자를 시작했다. 지식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먼저 행동하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시장에 먼저 들어간 사람과 뒤늦게 들어간 사람의 차이는, 결국 불확실한 상태에서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의 차이이기도 하다.
결국 뒤늦은진입은 지식이나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확신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심리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추격매수가 낳는 손실 패턴
추격매수는 이미 오른 가격에 뛰어들면서도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기대는 매매다. 이미 상승한 자산은 상승 재료가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어, 추가 상승 여력보다 되돌림 위험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짧은 기간에 급등한 종목일수록 그 상승의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 정작 상승 이유가 사라졌을 때 빠르게 대응하기가 더 어려웠다.
특히 상승세가 뉴스와 주변의 대화를 통해 반복적으로 확인될수록, 그 종목을 사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조바심이 커진다. 이런 심리는 시장이 이미 과열된 국면에서 오히려 더 강하게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당시에는 이미 오른 종목이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근거 없는 낙관이 판단을 흐리게 만들었다. 실제로는 상승 재료가 이미 가격에 반영된 경우가 많았고, 뒤늦게 발견한 상승 신호는 대개 남들도 이미 알고 있는 정보였다.
필자 역시 국내 주식시장이 호황이던 시기, 52주 신고가 부근의 테마주와 수급주를 골라 매매하는 과정에서 이미 오른 종목에 뒤늦게 올라타는 방식의 위험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수급이 몰리는 흐름을 좇아 매수했지만, 정작 그 흐름이 꺾이는 시점을 미리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았다.
이런 경험을 반복하고 나서야, 오르는 종목을 좇기보다 이미 정해둔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편이 결과적으로 마음도 편하고 성과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처럼 추격매수는 상승의 끝자락에서 위험을 떠안는 매매가 되기 쉽고, 그 위험은 종목을 오래 지켜본 사람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조급함을 다스리는 투자 원칙
조급함은 정해둔 원칙보다 눈앞의 변동에 더 크게 반응하게 만든다. 장기투자는 원래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라, 조급함은 원칙을 무너뜨리는 가장 흔한 원인이 된다.
특히 짧은 기간에 성과를 확인하려는 마음은 장기투자와 근본적으로 어긋난다. 몇 달 만에 결과를 보려 하면, 그 몇 달의 등락에 따라 원칙을 계속 바꾸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조급함을 다스리는 방법 중 하나는 매매의 기준을 미리 문서로 정해두고, 그 기준을 벗어나는 판단을 할 때는 하루 이상 시간을 두고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다. 정해둔 규칙과 실제 행동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데는 이런 작은 장치가 도움이 되었다.
지수 중심의 장기투자로 옮겨온 지금도 시장이 크게 움직이는 날에는 여전히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다만 예전과 달라진 점은, 그 흔들림을 매매로 옮기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는 점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뒤늦은진입과 추격매수, 조급함은 결국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다. 시장의 움직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 움직임에 늦게라도 올라타야 한다는 조바심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이후 지수 중심의 장기투자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필자는 매일의 등락에 일희일비하는 대신 정해둔 비중을 지키는 방식으로 조급함을 다스리려 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심리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더라도, 미리 알고 있는 것만으로 그 영향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경험이 주는 결론이다.
결국 뒤늦은진입, 추격매수, 조급함은 서로를 부추기는 심리이며, 이를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장기투자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글은 필자 개인의 경험과 판단을 바탕으로 쓴 정보성 글이며, 특정 상품이나 전략을 권유하는 투자 자문이 아니다. 과거의 수익률이나 사례가 미래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으므로, 투자 결정은 각자의 상황에 맞춰 신중하게 내려야 한다.